여행계획 짤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밀려 나가는
나름 여행 고수의 우당탕탕 여행기.

세계일주 경력자의 한 달짜리 여행 배낭 무게는 7.2kg

 

가방도 출국 당일에서야 꾸려졌다. 인천공항을 가기 위해 본가까지 비행기 타고. 집에서 쉬이 머무를 시간조차 없어 열심히 여기 다니고 저기 다니고
노트북으로는 쫒기듯 세금 신고에 급히 당일 환전 신청에 정신이 없던 출국
이러는데 무슨 여행 계획을 제대로나 짰겠나.

첫 번째 나라인 홍콩으로 향하는 항공권도 당일 낮에서야 체크인을 완료하고.
그러나 인천발 홍콩행 홍콩익스프레스는 온라인발권을 했어도 카운터에 가서 종이 항공권을 받아야 한다는 정보는 입수해서
라운지도 들를 겸 여유있게 도착하기로 했다.

 


여유있다고 생각했을 때, 우당탕탕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공항에서 반대쪽으로,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에 들르겠다며 멀리 멀리 나와 도착한 지 10분도 안 지난 시점,
이 동네에서 인천공항 가는 공항버스 시간은 대략 알아두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소요시간이 길게 나와서 쎄 하긴 했으나
더 쎄했던 건, 생각해보니 나 국제운전면허증 공항에서 발급 받을 생각이었는데 내가 타려는 공항버스를 타면
터미널 내 국제면허증 발급처가 영업 종료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거.
바로 자각한 순간 내가 탈 버스 이전 시간을 찾아봤고, 걸어서 5분 거리 정류장에 그 버스가 3분 뒤에 온다는 걸 인지함.
방금 받은 음료와 방금 언박싱 한 카메라가방 손에 쥐어 들고 냅다 버스 정류장으로 뛰었으나
바로 눈 앞에서 공항버스가 건너편에서 슬-쩍 출발해버렸다.ㅠㅠ

 

내가 어쩌다 경찰서까지..

 

숨이 턱턱 차는 순간에도 정줄 잡자며 핸드폰으로 재빠르게 검색에 검색을
경찰서나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발급이 된다는 글을 보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경찰서까지 와버렸다.
가는 길에도 하필 여권사진도 없어서 네컷이나 사진관 있나 서치하면서 겨울 바람 맞아 차가워지는 손 주머니에 넣지도 못하고
그렇게 어찌저찌 여권사진 없이 일단 경찰서 교통민원과에 갔으나 소득은 역시나 없었다.
경찰서는 발급신청을 해도 바로 발급되는게 아니고 몇 일 걸리는 수순이라서..
운전면허시험장은 바로 발급은 되나 이 주변에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ㅠㅠ
게다가 내가 원래 타려던 공항버스가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일단 버스 기사님에게 내 모든 운을 다 맡겨보기로 하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 멘탈 터진 눈을 하고 오매불망 버스를 기다림.
내가 이상하게 느꼈던 버스 소요시간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길.. 하며 핸드폰 시계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탑승.

 

다행히 탑승한 버스. 기사님 총알같이 공항으로 부탁드려요 제발

 

버스 안에서 지도 보며 시간 계산기 엄청 돌리다 보니 멀미도 나고 배터리도 죽어가고
이 와중에 무슨 이유에선지 버스가 기존 경로를 벗어나 다른 다리를 건너가고 있어 불안감은 증폭
가는 나라 중 한 곳은 렌트카 여행이 그 나라 여행의 꽃인데 국제면허증 못받으면 어쩌나 속은 타들어가고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다른 다리를 건넌 데는 이유가 있었고, 야무지게 도로를 달려주신 덕분에
인천국제공항 국제면허발급처가 문 닫기 25분 전에 공항에 안착할 수 있었다.
멀미를 참아가며 복습에 복습을 거듭한 덕분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치의 헤멤도 없이 발급처 카운터부터 갔고,
다행히 직원이 퇴근할 생각은 1도 없는 얼굴로 여권사진 찍는 곳을 안내해주셔서
그제서야 마음의 안정을 좀 찾았다.
휴...


이젠 조금 순조로워지겠지.. 하면 오산이다

 

날 살려준 또 하나의 천사인 포토부스
초스피드로 환전 그리고 현장에서 또 환전해서 생긴 돈들

 

세상 초췌해진 얼굴로 찍은 여권사진이 박힌 국제운전면허증 받아내기에 성공한 나를 축하해주듯
오전에 신청한 환전도 환전소가 바로 옆이라 수월하게 여러 나라 돈 뽑기 성공.
이제 좀 한 숨 돌리자 싶어 긴장감에 한껏 오른 열 식히려 내가 가진 옷들 중 제일 두꺼웠던 기모바람막이 바로 탈의해
카트 끌고 자리에 앉아 죽어가는 핸드폰 조금이나마 전기 축여주며 eSim 활성화 준비도 마쳐주고
현지에 계신 친구에게 마침 연락이 와서 엉망진창 우당탕탕 썰 바로 푸는 시간도 가지고
그럼에도 아직 발권 카운터가 열리지 않은 시각이라 그렇게 시간 보내다가
출발 3시간 전 카운터가 열릴 즈음 조금 느즈막히 발권 카운터로 갔는데

 

이미지를 설명해 보세요. 이 상황을 설명해 보세요.

 

진짜.. 설명해보세요^^....
출국 2.5시간 전인데 이 줄 이거 뭔가요
그냥 온라인티켓으로 탑승하면 안되는 것인가... 의문만 한참 품으며 일단 줄은 섰고
이 곳에서 한시간을 잡아먹었습니다^^.....
게다가 이제 보안게이트 들어가려는데 마침 보안게이트도 일부가 마감하면서 남은 게이트에 사람들 몰리기 시작
ㅋㅋㅋㅋ 보안게이트도 통과하는데 30분 넘게 잡아드신 덕분에
라운지 갈 시간 30분밖에 안남음ㅋ

 


아니 그래도 제가 신용카드 쓰는 이유 중 하나인데 안갈 수는 없자나요?
그래도 여러번 와봤던 곳이고, 가는 길까지 친절하게 포스팅했던 이력이 있던 스카이허브라운지라서
아주 능숙하게 달려가 전략적으로 허겁지겁(?) 배를 채워선
쫒기듯 게이트로 도망칩니다
(언제부턴가 시간에 쫒기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댜)

그래도 뭐 보딩타임은 지킬 수 있었고요
다행히 탑승은 했으니 일단 결과는 성공이었다 위안을 해봅니다
(오늘 새벽도착임에도 숙소 잡은거 진짜 다행..... 이미 진이 다 빠졌다)


이 다음부터는 경유지 겸 여행지인 홍콩 바로 들어갑니다
과연 다음 날도 우당탕탕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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